The Hill-Rom vs. Matal Decision on Patent Claim Interpretation (article in Korean)

January 10, 2018

특허 청구범위 해석의 까다로움

모든 법률 분야가 그렇지만 특허는 해당 발명에 대한 권리 범위가 청구항의 기재 사항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정확한 단어와 신중한 표현의 선택에 대한 중요성이 특히 강조된다. 청구 범위의 판단을 위한 해석에 이견이 있는 경우, 청구항에 기재된 한 단어의 해석에 따라 침해여부 또는 무효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단어의 의미가 반드시 사전적 정의를 따르는 것은 아니고, 특허내에 제시된 문맥이 해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청구항에 기재된 단어의 해석을 두고 발생한 분쟁에 대하여 연방항소법원이 입장을 밝힌 사례(inter partes reexamination: Hill-Rom vs. Matal, Fed. Cir. 2017. 12. 15., Slip Op. 7-10 쪽 참고)가 있어 이를 소개한다.

이 사안의 청구항은 각 모듈의 작동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제어 장치(control system that periodically verifies the functionality of each module)에 관한 것이었고, 이 가운데 단어 “주기적 (periodically)”에 관한 해석이 문제되었다.  청구항에 기재된 “주기적(periodically)”이란 단어의 해석에 따라 선행문헌으로 거절이 가능한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periodically”란 단어는 연속되는 행위들 사이에 일정하고 규칙적인 시간 간격이 있는 경우로 제한하여 협의의 해석을 할 수 있는 한편, 연속되는 행위들이 수시로 발생하되 각 행위들 사이의 시간 간격이 일정하거나 규칙적이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는 광의의 해석도 가능하다.  즉, 각 확인 단계들 사이에 일정한 시간 간격이 요구되는지 여부에 따라 거절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 듯했고, 특허권자는 선행문헌이 적용되지 않는 협의에 따른 해석이 올바르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항소법원은 사전적 정의에 따른 해석을 배척하고 광의의 해석 기준을 보다 구체화한 제3의 해석을 제시하였다.  항소법원은 각 확인단계들이 “무작위로 (happen randomly)” 실행되는 것은 특정 목적(ad hoc)으로 실시되는 확인까지 포함하는 최광의의 해석임을 인지했으나 이러한 해석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 대신에, 특허의 각 청구항, 발명의 상세한 설명, 출원의 경과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경우, “주기적”이란 단어가 각 행위들이 일정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와 일정하지 않은 시간적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두 가지를 포함한다고 해석했다.  일정하지 않은 시간적 간격을 두고 반복되는 것이 왜 “무작위 (random)”한 것이 아닌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명세서 내용, 청구항 용어 및 심사시 제시된 주장과 보정내용 등으로 이뤄진 특허상의 문맥을 근거로 삼아 이러한 해석을 채택했다.  항소법원은 이러한 내재적 증거 가운데 제어장치가 timer에 의존하여 “특정 시간 (”specified times”)”에 전송된 명령에 의해 작동된다는 점에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항소법원은 특허권자가 본 발명이 “무작위에 따른 확인 단계 (ad hoc or intermittent self-diagnosis process)”를 다룬 선행 자료로부터 차별화된다고 주장했던 점에도 비중을 두었다.  “periodically”에 대한 상기 해석을 기반으로, 항소법원은 동 특허가 무작위 (random) 확인을 공개한 선행문헌에 의해 무효화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청구항 해석은 까다로운 문제이며, 해당 특허의 문맥에 의해 전적으로 결정된다.  또한 특허의 내재적 증거에 의거한 정당한 해석과 명세서의 내용을 청구항으로 끌어들이는 부당한 해석의 경계는 불분명하다.    그리고 법원이 채택한 해석이 전혀 예상밖의 내용을 청구항의 조건으로 포함시키는 경우도 발생한다.  예컨데, 항소법원은 “periodically”란 단어를 해석할 때 시간적인 조건은 아니지만 확인 메시지를 보내는 개체가 외부요소(external source)가 될 수 없다는 조건도 내재돼 있다는 해석을 했다.  그러므로 특허전문가는 궁극적으로 특허가 어떤 식으로 해석될지 예상하기 무척 어렵다.  이처럼 법원이 청구 범위를 어떤 식으로 해석할지  예측이 용이하지는 않지만, 다수의 청구항을 작성하여 발명을 다양하게 정의함으로써 특허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예컨대, 위 사안에서 “각 모듈의 작동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제어 장치”, “일정한 간격에 따라 반복적으로 작동을 확인하는 제어 장치”, “특정 시간에 작동을 확인하는 제어 장치,” “모듈로부터 받은 신호를 바탕으로 확인하는 제어 장치” 등과 같이 다양한 표현을 써서 발명을 정의하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심사중에는 중요하지 않은 듯한 용어에 있어서도 특허표현의 다양성은 차후에 매우 중요해질 수 있다.  이러한 표현의 다양성은 시간, 노력 그리고 비용을 요한다.  그러나 이런 방면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출원인들은 적어도 ‘주기적으로’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